아티클 | Article/디자인스토리 | Design Story(72)
-
한국의 거실문화와 안마의자 2019.7
Living Room Culture & Massage Chair in Korea 길거리를 지나다가 종종 마주치는 바디프랜드(bodyfriend) 매장을 볼 때마다 깜짝 놀라게 된다. 이처럼 독특한 의자가 있을까? 바디프랜드의 안마의자는 의 자라고 부르기에는 외관이 좀 과잉된 물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의료용 안마의 자라고 점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그 전에 찜질방 같은 곳에서 보았던 안마의자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바로 그 점이 이 의자의 성공을 이끌었 는지 모른다. 바디프랜드의 디자인은 해외의 안마의자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스마트폰 같은 IT 기기뿐만 아니라 안마의자라는 분야에서도 한국은 글로벌 스 탠다드의 수준에 이르렀다. 반면에 한국의 의자 디자인은 글로벌 스탠다드..
2022.12.23 -
모던 디자인에 영감을 준 고딕 성당 2019.6
Gothic cathedral inspiring modern design 지난 4월 13일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의 지붕이 불에 탔다. 노트르담 성당은 12세기에 지어진 중세의 고딕 성당이다. 중세는 교회가 세상의 모든 진리를 독점하고 그것을 우매한 민중들에게 강제한 시대 다. 오죽하면 암흑의 시대였다고 했을까? 하지만 고딕성당으로 대변되는 고딕 정신은 19세기와 20세 기 모더니즘 디자인의 탄생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윌리엄 모리스를 비롯한 근대 디자인 개념 을 낳는 데 큰 역할을 한 19세기의 건축사와 디자이너들, 그리고 발터 그로피우스의 바우하우스 이념 정립에 그 암흑기의 고딕성당과 그 안에 담긴 시대정신은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 왜 고딕은 아방가르도한 모더니스트들에게 희망이 되었을까? 그것을..
2022.12.22 -
기능은 형태를 따른다 2022.12
Function is subject to a form 루이스 설리번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말은 모 더니즘을 대변하는 가장 유명한 명제다. 의자는 사람의 엉덩이를 받칠 수 있는 평평한 좌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적당한 높이에 좌석을 고정시키려면 다리가 필요하다. 다리가 좌석을 안정적으로 받치려면 최소한 3개가 있어야 한다. 그렇 게 스툴이 탄생한 것이다. 다리 세 개를 가진 스툴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명제를 잘 실현시키고 있다. 친구들과 산행을 할 때면 늘 목격하는 장면이 있다. 산에 올라가다 보면 어디에 서나 평평하고 넓은 바위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런 넓고 평평한 바위가 길목 에 나타나면 여지없이 가방과 장비를 내려놓고 엉덩이를 바위 위에 주저..
2022.12.21 -
21세기 야구장의 조건 2019.5
Requirements of the 21st century baseball field 올해 프로야구에서 새로운 점은 NC 다이노스가 신축 야구장에서 경기를 시작했 다는 점이다. 창원NC파크는 21세기에 한국에서 새로 지어진 야구장 중에서 가 장 메이저리그 구장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야구장은 미국의 경기장 전문 건축회사인 포풀루스(Populous)가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1990년대 이후 무려 19개 구단이 새로운 야구장을 건설했 다. 이 새롭게 건설된 모든 야구장을 포풀러스가 디자인했다. 그러니 이 회사야말 로 최고의 야구장 전문가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형 야구장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형’ 지향이다. 개방형의 개념을 이 해하려면 한때 유행..
2022.12.20 -
표절과 패러디, 창작의 차이 2019.4
Plagiarism, parody, creation : What are the differences? 얼마 전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앨범 화보집 사진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프랑스의 유명한 사진작가 베르 나르 포콩이 방탄소년단 화보집의 특정 사진과 뮤직비디오의 특정 장면이 자신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것 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포콩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기 때문에 소송을 할 생각은 없지만 저작권 침해를 인 정하고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포콩이 주장하는 표절 사례는 소년들이 야외 식탁에 둘러 앉아 축배를 드 는 장면이다. 길다란 식탁, 소년들, 그리고 배경의 나무 뒤로 불타는 듯한 모습 등이 포콩이 1978년에 발표 한 시리즈 중 ‘연회’와 그 구성 요소가 비슷하다. 구도나 연출이 다르지만 구성 요소가 비..
2022.12.17 -
시대의 산물, 바우하우스 2019.3
Products of the times, Bauhaus 올해는 바우하우스가 설립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그러다 보니 이 학교가 만들 어진 독일은 물론 한국에서도 이 학교의 의미를 되새기는 출판, 전시 등의 행사 가 준비중이다. 여러 잡지에서도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반면에 2017년은 네덜란드의 신조형주의 운동인 데스틸이 설립 100주년을 맞은 해였지만, 한국에 서는 거의 주목받지 못한 채 지나갔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구성주의도 마찬가 지다. 데스틸이나 구성주의와 견주어 바우하우스는 왜 압도적으로 유명하고 더 각광 받을까? 첫째, 바우하우스를 주도한 교수와 학생들의 숫자는 훨씬 더 많다. 그들 중 많은 수가 나치의 박해를 피해 또는 일거리의 상실에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뿌리를 내렸..
2022.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