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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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파도에게' 자연을 담아내는 건축 2024.10
Architecture Criticism _ Dear Wave Architecture that blends into nature 장소의 정체성 강릉은 거대한 백두대간과 광활한 동해가 마주하고 있는, 천혜의 환경을 지닌 우리나라 대표적 관광도시이다. 최근 이 도시에 다양한 지역 콘텐츠들이 개발되면서 관광객들이 증가함에 따라 숙박시설의 수요, 그중 풀빌라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지는 근사한 소나무 가로와 함께 송정에서 경포대로 이어지는 해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파도에게(Dear Wave)’란 프로젝트명과 제법 어울리는 사근진해변에 인접해 있다. 옛 기록에 따르면 ‘사근진’이란 지명은 ‘과거 외부에서 왔던 사기그릇 장수가 살던 나루터’란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최근에는 사근해중공원 전망대가..
2024.10.31 -
어제의 나를 오늘의 내가 만나다 2024.10
‘Me’ yesterday meets ‘Me’ today 건축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체의 집합으로서 그 시대 사람들의 삶, 문화, 경제, 사회적 관계성과 함께하고 그 영향성을 담아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정한 용도에 따른 건축은 그 용도의 기능이나 목적을 위해 더욱더 다양한 공간구성과 이미지 형태, 건축적 구조 등 다양한 조건들을 수용하고 적용해 건축물을 설계하게 된다. 즉, 그 용도에 최적화된 건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어 건축물이 지닌 목적과 가치가 변화하면 건축물이 가지고 있었던 기존의 공간과 형태도 변화되어야 하는 현실적 요구를 받게 된다. 리모델링은 기존의 공간을 변화시켜 새로운 시대성을 반영해 담아내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법적, 구조적, 기능적 공간의 ..
2024.10.31 -
경계(境界) 2024.10
Boundary 우리는 순간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이른바 ‘테두리’라는 경계(境界)를 통해서 사물을 인식하곤 한다. 그리고 그 경계는 다름 아닌 ‘선(線)’으로 분별된다. 간단히 스케치하는 과정만 살펴봐도 그렇다. 얼굴을 그릴 때나 건물을 그릴 때, 우리는 반사적으로 그 윤곽에 해당하는 선(線)을 먼저 긋고 나서, 그걸 다시 작은 선과 명암으로 구체화해 나가다 보면 점차 대상이 뚜렷해지는 것이다. 어렸을 때 추억 하나를 떠올려보자. 맨땅에 네모반듯하게 커다란 영역을 설정한 후에, 가위바위보 게임으로 위치와 순서를 정하고 나서, 자그마한 돌이나 병뚜껑을 손가락으로 툭툭 튕기며 자기 영역을 확보해나가는 놀이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땅따먹기’ 게임이다. 그 단순한 놀이에도 일정한 선(線)이 서로..
2024.10.31 -
[건축비평] 그레이 청담범용성과 익명성, 적절한 변별성의 균형 2024.9
Architecture Criticism _ Gray Chungdam Balance of universality, anonymity, and appropriate distinction 서울의 강남은 첨예한 자본의 대립과 여러 가지 문화가 혼재되어 폭발하는 용광로 같은 도시이다. 이러한 도시에서의 건축 행위는 맥락과 배경을 충분히 이해한 후에 집행돼야 하고, 이 과정에서 효율성, 수익성, 기능성, 심미성, 그리고 변별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해당 대지는 10차선 도로에서 한 골목 뒤에 위치해 전면으로는 10층 이상의 큰 건물들에 막혀 있고, 6미터의 넓지 않은 도로와 여러 종류의 건물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레이 청담’의 용도는 임대용 상업건물이다. 어떤 임차인이 건물을 사용할지 모르는..
2024.09.30 -
좋은 공간은 어디서부터…? 파리 올림픽을 보며 2024.9
Where does a good space come from…? Watching the Paris Olympics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 파리에서는 올림픽이 한창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최소 규모의 선수단이 최다 금메달이라는 목표치를 훨씬 넘어서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4년간의 피나는 노력과 훈련의 결과로 메달을 거머쥔 선수들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고, 비록 메달을 들지 못한 선수라 할지라도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경외심이 들었다. 건축사지에 이 무슨 뜬금없는 이야기일까? 올림픽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걸까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파리올림픽은 나에게 다시금 좋은 공간은 무엇일까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던졌기에 이를 공유해 보고자 한다.시간이 담긴 공간의 힘 평소에 스포츠를 좋아하기..
2024.09.30 -
[건축비평] 메종 드 엘리프 송산, 벼랑 끝에 환히 핀 한 송이 꽃 2024.8
Architecture Criticism _ MAISON DE ELIF SONGSAN A full-blown flower on the edge of a cliff 연립주택, 그 부침(浮沈)의 역사 한국에서 연립주택의 시발점은 1956년 한미재단이 서울시 서대문구 행촌동에 2층짜리 연립주택 52가구를 준공해 한국 정부에 인계한 것이다. 6·25 한국전쟁 이후 파괴된 주택과 피란민을 수용하는 데는 짧은 시간과 적은 비용이 드는 연립주택이 안성맞춤이었고, 피폐한 국력으로 인해 미국의 원조가 그 시발점이 된 셈이다. 이렇게 시작된 연립주택은 건축법과 주택법에 의해 1977년도에 “10가구 이상 2층까지 건축할 수 있으며, 1층과 2층은 한 가구가 사용해야 한다”고 했으나 시행 1년 만에 1층과 2층을 각기..
202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