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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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연대 2020.1
Solidarity of Architectural Society 2020년, 새해가 됐다. 건축계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와 기회의 시기가 동시에 온 듯하다. 이런 긴장감은 최근 등장한 연대(Solidarity)라는 화두의 부상에서 읽을 수가 있다. 연대는 사회적 이해관계가 서로 얽힌 집단의 권익을 위해서 참여 주체들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왜, 이 시점에 이런 화두가 건축계에 떠올랐을까? 19세기 사회학자 다비드 에밀 뒤르켐(David Émile Durkheim, 1858∼1917)은 전통사회가 산업화로 인한 다양성의 사회로 전환되면서 벌어지는 사회적 문제에 주목했다. 최초의 사회학 개척자이기도 한 그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분업이 발달할수록 사회구성원들의 상호의존도는 커진다고 주장했다. 동질성을 기반으로 ..
2023.01.09 -
상의 권위, 그리고 자신감 2019.12
Authority and confidence 올해 느닷없이 하얏트 호텔 창업자가족이 만든 상이 논란의 주제어가 됐다. 프리츠커 상은 일종의 공로상처럼 건축사의 작품과 철학을 존중해서 인정해주는 개념이다. 통상의 경쟁처럼 올해의 작품 같은 개념으로 상을 주기 보다는 노벨상처럼 건축사의 건축 철학과 비전, 그리고 작품을 평가해서 준다.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일을 하는 건축사들도 많지만, 상이란 것이 그렇듯 왠지 받으면 좋은 것 아니겠는가? 다만, 행정부 공무원들의 발상은 이런 의미와 내용을 차치하고 100미터 달리기해서 이기고 지는 듯한 개념으로 이해하고 정책을 언급해 논란이 되었던 것이다. 그 저변에는 여전히 산업 후진국의 발상이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소위 ‘선진사례 견학’같은 사고가 저변에 있다. ..
2023.01.07 -
건축사 승효상 2019.11
Architect Seung H-Sang .한국의 현대 건축을 어느 시점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이는 학계나 건축계에서 모두 명확히 정리된 바가 없다. 일본 식민지 시대를 이야기하지만, 조금 무리인 듯하다. 왜냐하면 주체적으로 산업화 시대의 건축을 고민하고 계획한 것이 아니라, 식민 제국의 필요에 따라 대응하는 체제였기 때문이다. 조선 말기에 일부 수입된 서양 발명품을 담은 덕수궁 근정전이나 전신전화국인 우정국 등의 건축이 있었지만 이들 모두 본격적인 산업화 시대의 건축이 아니었다. 더구나 건축을 다루는 건축사라는 직업은 일본 식민 시대에 조선인에게 허용되지 않은 직업이었다. 이런 이유로 해방 이후에 들어서서 본격적인 현대 건축이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일본이 대략 1870년대 본격적인 서구 문화를 ..
2023.01.06 -
New ‘4·3’! ‘Version 2.0’을 시작하라! 2019.10
New ‘4·3’! Start ‘Version 2.0’!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입장에서 건축에 처음 입문했을 때 많은 학생들의 가슴을 채웠던 것은 해외 건축 잡지들이었다. 안도 다다오나 아이 엠 페이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비단 80년대 학번뿐만 아니라 그 이전도 그랬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은 그런 부러움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 건축계를 자세히 보면 많이 아쉽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렇다 할 건축적 이념이나 철학적 치열한 논쟁 없이 지나오던 시절이었다. 김중업과 김수근의 부여박물관 논쟁 같은 치열함이 더 이상 연장되지 못한 것이 우리 건축계에는 독이 된 듯하다. 아무튼 1980년대 이후 사회 정치적인 배경과 건축에 대한 갈증의 30, 40대가 나서서 욕받이로 뭔가 바꾸려 도전하고 도전했다. 서..
2023.01.05 -
건축의 핵심은 설계, 좋은 건축이 본질! 2019.9
The core of architecture is a design, That is the essence of architecture 분명 건축과 건설은 다르다. 완전히 다른 장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건설과 건축을 같은 카테고리에 넣는다. 아예 건축을 하위 코드로 삼는다. 당장 건축사에 대한 대가기준을 봐도 그렇고, 건축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인건비 기준도 없다. 그래서 엔지니어링 노임단가라는 기준을 차용한다. 말이 되는가? 엔지니어링과 건축의 차이가 무엇인가? 그것은 발상과 창의적 해법, 통합적 사고 결과로 성과를 만들어 내는 목표의 차이이다. 엔지니어링은 말 그대로 기술적 사항을 다룬다. 하지만 건축은 기술적 사항은 한 부분이지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기술적 사항이 반영된 미학적 완성이 되..
2023.01.04 -
건축사의 제안! 우리 도시를 건축으로 바꿔라! 2019.8
건축사는 왜 ‘사’를 사용할까? 일본어 한자인 ‘사(士)’는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선비’라는 단어다. 선비는 학자이면서 지식인이다. 일본은 동시에 무사였다. 우리나라는 학자이면서 정책가였다. 같은 한자 문화권인 대만이나 중국은 ‘스승’을 지칭하는 한자 ‘사(師)’를 사용한다. 스승은 선각자이면서 지식 의 리더다. 굳이 이런 한자 풀이를 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건축‘사’의 역할과 사회적 인정에 대한 근본적 회의가 들어서다. 그렇다면 다른 한편에서 언급하는 건축‘가’는 어떤 의미인가? 흔히들 영어 Master를 지칭하는 거장, 즉 대가를 말하지만 우리는 교묘하게 달리 쓰고 있 다. 일본 덕분에 우리는 ‘가’를 쉽게 갖다 붙이고 있다. 그냥 건축하는 사람들이 가져다 쓰는 말이 되어 버렸다. 주방가구 하는 ..
2022.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