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정카피의 광고이야기 | AD Story - Copywriter Jeong(85)
-
“#STAY HOME 조금만 더” 2020.5
“#STAY HOME A little more” #자발적 자가격리의 화가 구마가이 모리카즈 94세의 일본의 화가 구마가이 모리카즈(熊谷守一)는 30년 동안 자신의 정원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살았다. 30년 동안 낮에는 정원의 나무와 풀벌레, 개미, 송사리들을 관찰하고 밤에는 그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모리에게는 정원이 곧 세계이고 우주였다. 화가 모리의 말년을 담은 영화 「모리의 정원(モリのいる場所)」에서 모리의 부인은 말한다. “여기에는 많은 나무와 벌레가 살고 있으니까요. 이 정원은 남편의 전부예요.” 모리는 52세에 이사한 집에서 45년을 살다가 1977년에 죽었다. 60대 중반부터는 정원 밖 출입을 하지 않았으니 자가격리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겠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미리 실천한 타샤..
2023.01.13 -
“우리 애활가 제씨는 한번 보실 만한 것이올시다” 2020.3
"Our Aewhalga(movie fan) ‘the Je Clan’ are worth seeing" 한국 시간으로 2월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충’이 작품상은 물론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까지 4개 상을 수상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 수상 기록이고 비영어권 영화 최초의 작품상 수상 기록이다.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같은 감독상 후보이자 대 선배 감독인 마틴 스코세이지에게 경의를 표하고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로 공감한 것은 시상식 최고의 명 장면으로 두고두고 화제에 올랐다.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하기 위해 감독과 제작자, 배우들이 무대에 서있는 장면을 볼 때는 나도 눈가가 뜨거워졌다. 그냥 기쁜 정도가 아니라 마..
2023.01.11 -
쓰레기도 족보가 있다 2020.2
Waste also has genealogy “우리 아버지는 내가 고 3 때도 밤 12시 넘어서 공부한다고 불 켜놓고 있으면 불 끄라고 호통을 치셨어.” “정말? 왜?” “전기요금 많이 나온다고.” “말도 안 돼. 대학 입시는 어쩌라고?” “혼자만 공부하는 것처럼 유난 떨지 말라는 거지. 게다가 우리 누나, 형들이 다섯 명 다 대학 갔잖아. 나 하나 못 가도 그만이었을 거야. 당장 전기요금 고지서가 더 큰 문제지.” “하긴 우리 엄마도 맨날 전기 코드 뽑아 놓으라고 성화였어. 지금도 그러시고.” 여섯 남매 중의 막내인 친구가 소환한 30여 년 전의 기억에 다른 친구들이 맞장구를 쳤다. “어디 전기뿐이야? 우리 엄마는 전화 통화 조금만 길어지면 끊으라고 얼마나 야단을 했는데.” “맞아 맞아! 걸려온 전화 ..
2023.01.10 -
쥐를 잡자, 쥐의 해를 꽉 잡자! 2020.1
Catch a Rat, Grip the Year of the Rat! 2020년 경자년이 밝았다. 2020이라는 숫자에서 둥글고 밝은 기운이 느껴진다. 갓 스물 된 처녀 총각 두 명이 동그란 벽에 등을 기대고 나란히 앉아있는 모양 같다, 예쁘다. 경자년은 12간지로 흰색 쥐의 해라고 한다. 쥐띠는 부지런하고, 재물복과 먹을복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쥐는 영리하고 재빨라 쉽게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 같다. 어릴 때 즐겨 보던 만화영화 ‘톰과 제리’ 때문에 생긴 고정관념인지도 모르겠다. 덩치가 훨씬 더 크고 힘도 센데 번번히 골탕 먹기만 하는 고양이 톰이 불쌍할 정도로 제리는 얄밉고 약삭빠르게 굴었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쥐는 아마도 디즈니의 마스코트 미키마우스일 것이다. 미키마우스는 1928년 흑백 ..
2023.01.09 -
모든 사람들은 누군가가 필요하다 2019.12
Everyone needs someone 지금의 내 나이에 죽어버린 선배의 1주기 추모식에 갔었다. 학생운동을 거쳐 오랜 세월 노동운동에 헌신하다가 병을 얻어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가 살던 선배였다. 납골당이 있는 추모공원에 마련된 제례실에 조촐한 제사상을 차려놓고 선후배와 가족들이 둘러 앉았다. 모인 이들의 대다수가 죽은 이보다 나이가 많았다. 선배는 죽어 나이가 멈추어 버렸는데 나만 나이가 들어, 나도 선배와 동갑이 되었다. 길지 않은 생애의 약력을 읽고 선배의 친구가 추모사를 낭독했다. 둘러 앉은 사람들이 돌아가며 선배와의 인연이나 추억을 이야기 했다. 이른 아침 비행기로 내려온 후배는 추모식 내내 훌쩍거렸다. 덩치가 산 만한 녀석이 “형 좋아했어요. 지금도 좋아합니다.” 겨우 두 마디를 어렵게 말하..
2023.01.07 -
다시 여자, 다시 남자 2019.11
A Woman Again, A Man Again “나는 몇 년 전부터 와이프가 무서워….” 거의 30년 만에 만난 선배가 말했다. 선배는 몇 달 전에 23년 동안 운영하던 사업을 접고 은퇴한 상태였다. “왜요?” “자꾸 지적질하고, 큰소리로 야단치고 그래서.” “하하 설마 무섭기까지야 할까?” “정말이야, 그래서 몇 달 전에는 진지하게 얘기했어. ‘난 네가 무섭다’고.” “그랬더니 뭐래요?” “깜짝 놀라더라고. 내가 그렇게 생각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이야기 하고 나서는 야단 안 맞아요?” “며칠은 좀 덜하더니 다시 마찬가지야. 그래서 내가 이제부터 자유롭게 내가 하고싶은 것만 하면서 살겠다고 선언했어.” “자유롭게 사는 게 어떻게 하는 건데요?” “술 마시고 집에 안 들어갔어, 미리 말 안 하고..
2023.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