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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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아산 맹사성 고택 2023.11
House of the Maeng Clan, Asan 아산 맹사성 고택은 고려말 최영장군이 지었고, 한 동네에서 교류하던 맹희도의 아들 맹사성을 손녀 사위로 맞아 물려주었다. 맹사성은 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에 걸쳐 재상을 지냈다. 은행나무 아래 단이란 뜻의 맹씨행단으로 불린다. 공자가 제자를 가르치던 행단(杏壇)처럼 후학을 양성했다고 한다. 지금도 가을철이면 관리하는 분이 수확한 은행을 판다. ‘ㄷ’자형 맞배집으로, 이곳은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살림집 중 하나이다. 고려시대에는 부부가 따로 기거하는 본채, 사랑채 구분이 없다. 유교를 국시로 세운 조선에서 성리학의 주자가례를 규범으로 받아들였고, 이후 200년이 지난 임진왜란 후 사랑채가 안채에서 분리된 집이 정착되었다. 중문이 설치되고 심지어 자물쇠를 ..
2023.11.30 -
[건축비평] 껍질, 배타적인 독립체 2023.11
Architecture Criticism Husk, an exclusive entity 스몰웍스 건축사사무소의 고운동 주택은 별다른 도시 맥락을 찾기 어려운 세종특별자치시 외곽의 한 주택단지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 존재감의 근원은 독특한 형태라기보다 독특한 존재 방식이다. 그리고 이를 드러내고 조율하는 요소가 바로 건물 전체를 에워싼 ‘한 꺼풀의 벽’이다. 고운동 주택은 스몰웍스가 ‘열린 덮개’라는 주제를 담아 건축한 세 번째 작품이다. 지구단위계획의 기계적 해석 아래 지어진 이웃 주택들은 대체로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동남쪽(혹은 조례에 따라 그것을 마주 보는 방향으로) 대지를 비워 통으로 긴 마당을 만들고, 건물은 이 마당을 향해 놓인다. 거실에는 전신이 드러나는 큰 창문, 침실에..
2023.11.30 -
서울의 매력, 고궁 나들이 2023.11
Seoul’s charm, Palace Tour 서울의 고궁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경복궁은 좌우 대칭이 강조된 법궁(法宮)으로, 가장 대표적인 궁궐로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문장 교대의식과 궁궐전각들은 사진을 찍기에도 최적의 배경이 된다. 창덕궁은 이궁(離宮)으로 자연과의 조화로운 배치와 후원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한다. 부용지, 애련지, 존덕정, 옥류천 등의 아름다운 정자와 조경으로 유명하다. 창경궁은 창덕궁과 연결되어 왕실의 대비를 모시기 위한 별궁으로 창건되었으나, 일제강점기에 동물원으로 개조되어 치욕의 세월을 겪었다. 창덕궁 야간 관람은 예약 없이 가능하며 흥화문, 옥천교, 명정전, 문정전, 경춘전, 춘당지 연못, 우리나..
2023.11.30 -
건축, 환경을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다 ⑦ 도시에서 길의 의미와 종류 2023.11
Creating architecture, environment, and the future ⑦ Meaning and types of streets in the city 건축은 도시를 흥미롭게 만드는 중심 요소이다. 건축들의 군집은 도시를 만든다. 건축은 자연발생적으로 군락을 이루기도 하고, 독립적이기도 하지만 외부공간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존재한다. 건축과 외부공간과의 관계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존재한다. 건축이 연출하는 도시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때로는 흥미로움, 때로는 지루함, 때로는 경이로움을……. 현대의 건축은 과거의 어느 때보다도 사람들에게 많은 감정을 이끌어낸다. 때문에 건축이 만드는 공간이 지루하면 생동감을 잃는다.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생동감 없는 공간에 가지 않는다...
2023.11.30 -
도시 오딧세이 ⑥ 위협받고 있는 서울 도심의 생산 생태계 2023.11
City Odyssey ⑥ Endangered ecosystems in downtown Seoul 태엽을 감지 않은 시계는 그 시침에서 멈춰버린다. 도시공간도 마찬가지다. 살아남으려면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속해 가꿔나가야 한다. 하지만 멈춰버린 시계 같은 공간이 종로에 또 하나 생겼다. 세운상가 북동쪽 끝 ‘예지동 시계골목’이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제4구역인 이곳은 태엽 끊긴 시계처럼, 그 삶을 다했다. 그 많던 점포는 어디론가 흩어지고, 무자비한 철거에 수십 년 쌓인 시공간이 송두리째 지워졌다. 그 자리에 들어설, 계단식 모양의 건물 조감도가 공개되었다. 옥상정원으로 도시녹지를 늘이겠다는 구상에도 불구하고,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건물일 뿐이다. 완공 후엔 업종 및 기능별 젠트리피케이션에 ..
2023.11.30 -
오해와 편견 속에서 건축사로 살아가기 2023.11
Living as an architect amidst misconceptions and biases 개소 후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바라보는 건축사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을 편하게 기록해 보고자 한다. 설계는 내가 했지! 어느 여름날 대수선과 인테리어 설계를 함께하고자 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났고, 기쁜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계약하고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첫 미팅에서 자신이 가진 예산, 상상하는 외관의 모습, 내부의 모습 설명과 함께 참고 사진들과 실내 구획까지 손수 그려서 가지고 왔다. 예산은 부족하지만 의욕이 넘치는 클라이언트와 계약을 해서, 잘 다듬는다면 만족할 만한 결과물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회의를 진행할 때마다 처음에 이야기한 예산을 ..
202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