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7. 31. 11:30ㆍ아티클 | Article/인터뷰 | Interview
‘Montbreneu’,
Architecture That Connects Natural Scenery and Completes Resonant Experiences
‘몽브레뉴’는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상업시설이다. 노출콘크리트를 통한 미니멀리즘과 독특한 리브 형태의 외관이 눈길을 끈다면, 실내에서는 천창을 통해 자연광이 내부로 쏟아지고, 비스듬한 개구부는 시간에 흐름에 따르는 빛의 변화를 연출하고 있다.
2025년 7월 오픈한 몽브레뉴는 넓은 정원의 풍경을 앞마당으로 활용하면서 외부풍경과 일체감을 주기 위해 옥상 바닥 역시 잔디 정원으로 구성했다. 이처럼 섬세하면서도 때로 과감해 보이는 시도는 설계자인 홍만식 건축사가 평소 자연과 풍경, 그리고 건축이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장치가 되고있다.

# 설계공모에 참여하지 않는 소신,
오직 사람과의 승부 통해 자립 기반 확보
박정연_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 리슈 건축사사무소라는 상호도 인상적인데,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홍만식_ ‘몽브레뉴’를 통해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주)리슈 건축사사무소 홍만식 건축사입니다. 리슈는 리치(Rich), 디자인·디벨롭(Design & Develop)이 반영됐다고 보면 됩니다. 건축에서 돈이라는 것이 세속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터부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리치는 자체로 중의적이기도 하지만 건축의 영역에서는 경계에 있는 단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무소를 개소하기 전, 직장인 신분일 때 규모 검토를 6개월 정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후로 건축주의 예산 등을 고려한 기획과 방향성을 설정해야 한다는 걸 깊이 인식하게 됐습니다.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라기 보다 예산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보면 건축사가 건축주의 구상 단계, 다시 말해 기획에서부터 함께 하는 것이 성공적인 프로젝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면서 설계공모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직장인 시절, 관련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보이지 않은 힘’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직 사람과의 승부를 통해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이외에도 직원이던 시절 배운 것이 또 있었는데, 당시 아쉬웠던 점을 보완해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봉 계약, 상여금, 업무실적 우수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등입니다. 퇴사자들 역시 현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들의 원활한 업계 정착을 위한 지사개념의 시스템 도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몽브레뉴, 지형 흐름 통해 체험형 산수로 기능,
여백으로서 사이공간 만들기 ‘주효’
박정연_ 작품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몽브레뉴는 탁 트인 자연경관, 조경 요소와도 잘 어우러져 기존 작품과는 다른 모습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용도의 차이일수도 있지만, 보다 동적인 관계에 주목했다고 할까요?
홍만식_지형의 흐름을 통해 ‘풍경’이라는 단어에 머물기보다 ‘산수’라는 구축의 영역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산수의 구축은 고정된 시선에서 보는 자연의 인식이 아니라 지속적인 움직임 속에서, 다시 말하면 지형의 흐름을 따라 이동하며 자연과 시선을 맞추는 것입니다. 몽브레뉴에서는 이 같은 지형의 흐름을 연출하고 싶었고, 그 흐름을 따라 원경, 중경, 근경을 내방객의 시선에 담아두려 했던 것이죠. 의도대로라면 시선을 함께 했던 이들은 몽브레뉴라는 공간에서 ‘체험형 산수의 과정’ 속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박정연_ ‘몽브레뉴’라는 이름, 또 카페라는 공간을 작업을 하면서 느낀 소감 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홍만식_ 사실 제가 제시했던 이름이 된 건 아닙니다. 프랑스말로 ‘언덕’과 ‘빵’의 합성어인데, 관련 업체를 통해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몽브레뉴는 산수의 구축을 위해 바닥과 벽, 지붕이 건물을 구성하는 부속요소가 아니라 맥락에 따라 반응하는 ‘관계항’으로 계획되었습니다. 벽은 길이와 높이, 틈의 변화로 방향성과 깊이 긴장감을 만들며 바위나 절벽 같은 자연의 일부로 감응합니다. 바닥은 땅의 연장으로 지형의 일부가 되어 다양한 레벨의 변화를 줍니다. 지붕은 하늘, 산, 빛의 흐름과 관계하며 시선을 이끌어 줍니다. 이처럼 각 요소들의 결합과 구성의 변주는 다양한 볼륨과 명암, 시퀀스를 만듭니다. 결국 사이공간들이 만들어지면서 고정된 기능이 아니라 ‘가능한 움직임들(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는 여백이 생성됩니다. 이를 통해 기존 지형의 남북축을 따라 흐르는 산수의 흐름을 1층과 2층, 두 개의 층에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그곳에서 벌이지는 감응적 체험이 상업적 속성이라고 봤습니다. 카페라는 상업공간의 속성은 감응적 체험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주요 전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몽브레뉴는 지형의 흐름과 풍경이 감응하는 경험을 증폭하도록, 자율성을 가진 건축이 충실히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도심의 카페 작업 경험도 있는데, 비슷한 전략을 사용한 바 있습니다.

# 관계학적인 건축의 요소,
중첩된 풍경의 경험으로 돌아와
박정연_ 도심 상업시설의 경우 특히 한계가 분명한 점이 있을 텐데요.
홍만식_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대지의 법적 조건, 상업적 거리의 성격, 부동산의 욕망이 건축과 지속적으로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도심 상업건축의 경우 바닥의 건축이라는 속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닥면적은 곧 ‘돈’이라는 ‘숫자’로 환원할 수 있는데요, 자연 속의 상업카페는 건축이 자연 영역에 던져지지만, 도시 속 상업시설은 부동산의 욕망 속에 던져지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저희는 건폐율과 용적률의 상대적 개념인 비건폐와 비용적에 주목합니다. 도시 모든 필지마다 생기는 비건폐영역과 규모검토를 통해 체크되는 비용적 영역을 공중담장으로 둘러싸면서 사이 공간을 만들고 건축의 영역으로 끌어들입니다. 이 사이공간의 영역은 건축과 도시가 만나는 경계의 영역이자 건축의 얼굴이 되는 자율적 영역이 되기도 합니다.
박정연_ 건축의 숨통을 틔우고 외부공간과 마주하는 발코니, 사선처리 등도 독특한 인상을 줍니다. 평소 건축의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홍만식_ ‘사이공간’ 개념이 확장된 생각일 수 있습니다. 근생이나 주택을 할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사이공간을 만드는 공중담장이 있다고 하면, 이 담장은 도시와의 경계에서 그 역할을 하게 되죠. 사이에서 도시와의 관계도 설정할 수 있고, 비건폐(여백) 영역을 통해 건축이 숨 쉴 수 있게 됩니다. 사이공간이라는 영역은 기능이라는 고정된 영역이 아니라 주변환경과 반응하고 지속가능한 생성이 가능한 관계적 영역일 수 있습니다. 몽브레뉴도 결국 사이공간의 개념을 자연 속에 적용해 본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정연_ 몽브레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공간은 어디인가요?
홍만식_ 공연장을 전제로 만든 1층 외부공간은 다양한 좌석과 함께 경사가 주는 프로그램, 이를 통한 깊이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벽의 느낌과 바닥의 질감, 시선을 창 너머로 돌리면 비현실적인 느낌도 들게 합니다. 레벨 조정만 있었을 뿐, 조경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서 실제 지형만을 활용, 공간을 창출했기에 제게는 가장 매력적인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 한 달에 2~3번 건축세미나,
예비건축주와의 소통을 통해 ‘미래 설계’
박정연_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래서 대다수가 설계공모에 매달리고 있는 현실이 이를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건축주를 만날 수 있을지, 리슈 건축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을까요?
홍만식_ 사실 특별한 건 없는데, 우선 감리 업무에 필요한 현장관리와 작업보고, 시공사의 경우 공정관리, 회계까지 가능한 스마트건설플랫폼을 동시에 활용해 현장별 업무 진척과 안전관리를 점검해 나가고 있습니다. 건축주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했던 시공사 추천도 있습니다. 함께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통해 검증된 곳으로 일단의 풀을 구성하고, 관련 자료를 건축주에게 추천하다 보니 신뢰가 있긴 합니다. 또 다른 부분이라면 한 달에 2~3번 정도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일종의 예비건축주를 위한 세미나 형식인데요. 이런 과정들을 통해 건축주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건축주들의 건축사에 대한 이해가 너무 낮다는 점입니다.
소위 말하는 ‘허가방’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사무소에서는 건축프로세스부터, 건축사 업무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 편입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사업이 적절치 않다면 확실히 짚어주는 등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 합니다. 자칫 평생을 준비한 계획이 낭패로 이어져서는 안 되니까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보니 최근에는 대지 구입 단계부터 전화가 오고 있긴 합니다.
박정연_ 끝으로 향후 목표를 들으면서 인터뷰를 마칠까 합니다.
홍만식_ 선배 세대와 후배 세대를 잇는 역할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건축을 물리적인 구조물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 작품을 만들어낸 생각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구조물은 시간이 지나면 소멸되지만 작품 탄생의 생각은 후배세대들의 작업에 참조체가 되어 지속가능한 사유의 연속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생각을 남기는 책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살아있는 도시와 함께 하는 건축의 ‘살아있음’을 구체적인 작업을 통해 탐구한 『좌향•여백•표층』이 2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첫 책의 생각에서 확장된 비건폐지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의미를 배제한 마당의 현재적 의미를 포착하는 작업으로 『지붕 없는 방』을 출간했습니다. 이달 말에는 건축이 부동산과 공존하는 방식의 해법으로 근린생활시설을 다루는 ‘공중담장’ 이라는 책이 출간됩니다. 이처럼 정리된 생각들로 건축주들과 소통하면서 건축이 이 사회에서 해내고 있는 역할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현실의 조건 속에서 개념적 방향을 해석하고 창의적인 보편성을 찾는 실천적인 건축을 하고 싶습니다.
대담 박정연 편집국장
글 박관희 기자
사진 안상진 기자
홍만식 건축사 Hong Man Sik
(주)리슈 건축사사무소
<서울특별시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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