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30. 10:30ㆍ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
In-depth approach to materials : GARM
건축사가 설계한 건축물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당연한 질문이지만 건축을 구성하는 재료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 오래전 ‘건축재료학’, ‘현대건축재료’ 등의 책을 가지고 수업을 듣기도 했다. 컬러 사진은 거의 없는 딱딱한 수업교재는 이미 온라인상의 이미지와 영상으로 대체되고, 실제 재료의 샘플을 실물로 접하는 교육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재료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사례조사와 시공방법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 그리고 재료를 직접 전시하고 판매하는 업체에 대해서 살펴보는 책이 10년부터 기획되어 만들어지고 있다. 2∼3권씩 출판되어 현재는 26권이 되었는데 건축을 구성하는 재료에 대해 더 소개할 것이 남았을까 싶지만 새롭게 개발되는 재료도 있을 것이니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해 본다.
‘감’은 순우리말로 재료를 뜻한다. 건축재료를 소개하는 감(GARM) 시리즈는 건축을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에 대한 개인의 창조력을 현실화하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건축사로서 현재까지 살아오는 동안 경험한 다양한 재료들이 있을 것이지만, 이것이 완성된 최종의 표면에 대해서 아는 것과, 이것이 구현되는 과정에 필요한 이면의 모든 사항들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상세도면과 시방서를 꼼꼼히 읽어본다 한들, 현장에서 재료가 실제로 부착되거나 조립되는 등의 과정을 직접 지켜보지 않으면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감(GARM) 시리즈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준다. 직접 현장에서 재료를 다루지는 못하지만 훌륭한 사진과 도면을 통해 생생한 현장을 전달하고 있다. 01권에서 다루는 목재를 예로 들자면 목재의 종류별로 어떤 색상과 특징을 가지며, 어떠한 목재가 구조재, 내장재, 외장재, 가구재로 사용되기에 적합한지, 어떻게 가공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알려준다. 이에 더해서 천연목재가 아닌 가공된 목재에 대해서도 다루며, 전문가의 이야기와 목재를 수입하고 판매하는 업체, 가공하는 업체 등에 대한 정보도 충실하게 더하고 있다.
우리가 벽돌과 콘크리트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책을 펼치다 보면 ‘벽돌을 이렇게 사용할 수도 있구나’ 하기도 하고, ‘콘크리트로 이러한 표현이 가능하구나’ 하기도 한다. 보편적인 재료를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다른 건축사들의 작품을 통해 몰랐던 세상이 열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페인트, 타일, 바닥재를 거쳐서 철재, 유리, 석재까지 소개되며 04권에서 09권까지 출판되었을 때 이쯤 되면 주요한 재료를 다룬 것 아닐까 생각하였으나, 책 번호가 두 자리로 되어 있는 것은 10권 이후도 지속적으로 출판될 것을 계획한 것이라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책 표지를 감싸는 종이(랩어라운드 커버)를 벗어던지고 10권 이후의 책들이 출판되기 시작했다. 창호, 조명, 빌트인 가구에 대해서 다루면서 이전보다 조금씩 구체적인 영역을 다루게 되었다. 기술적인 분석과 비교표, 재료의 시험성적을 구체적인 근거로 한 수치들이 건축사의 결정을 돕기에 충분하다.

창호에 대해서 다루는 10권에서 표지에 매끈하게 코팅된 재질을 적용하기도 했었지만, 알루미늄, 패브릭, 플라스틱을 소개하는 책(13∼15권)은 표지에 더해진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마치 알루미늄 표면처럼 빛을 반사하고 있기도 하고, 패브릭의 질감과 플라스틱의 촉감을 책 표지에 더하고 있다. 개별 비닐포장되어 판매되기는 하지만, 이 책들은 직접 만져보면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다.
알루미늄 원자재에서부터 뜨겁게 달궈진 알루미늄이 어떻게 가공되는지,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모양을 만들고 타공하며 건축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보여준다. 패브릭은 누에와 식물의 섬유, 동물의 가죽과 털에서부터 메탈패브릭, 스포츠경기에 사용되는 섬유와 우주에서 사용되는 섬유까지 다양한 적용사례를 보여준다. 우리의 일상에 너무도 밀접하게 사용되는 플라스틱 또한 건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목재에 대해서는 한 권(01권)으로 소개하기에 지면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18권을 WOOD2로 하여 전통적인 목재사용에 비해 현대건축에서 적용된 인상적인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19권의 PAPER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벽지로 마감된 벽체를 경험한 것에서 시작하여 종이의 약점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영역까지 적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각종 포장재에서 가구까지 적용되기도 하며 심지어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사례들도 보여준다.
이 두 권은 각각 크래프트지 재질과 백색의 종이 표지에 목재 문양과 종이가 쌓여있는 듯한 라인들로 디자인되어 표지에서부터 재료의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다.
다른 책들도 모두 각각의 의미를 가지지만, 22권 단열재와 23권 방수재에 대한 책도 소개하고자 한다. 표지 사진에 보이는 우레탄 단열재를 만지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며, 방수처리된 벽에 물방울이 맺혀 또르르 흘러내리는 듯한 느낌으로 코팅된 표지가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단열과 방수는 건축물의 기능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필수적인데, 각각 어느 상황, 어느 부위에 어떠한 재료와 공법을 적용해야 하는지 지식이 필요한 분야이다. 과거에는 건축사사무소에서 노하우를 전수받거나, 회사에서 적용하는 방식을 배워야 했다면, 이 책은 그러한 교육과정을 충분히 대체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리즈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흥미와 기대를 가지게 된다. 한 번 읽는 것으로 모든 지식을 습득하는 책이 아니라, 설계업무, 감리업무를 진행하며 필요한 내용을 수차례 살펴봐야 할 책이다. 한 번에 전체 시리즈를 구매하기에는 부담일 수 있으나, 천천히 한 권씩이라도 살펴봐야 할 건축사의 양식 같은 책 감(GARM) 시리즈가 또 다른 카테고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글. 박정연 Bahk, Joung Yeon
본지 편집국장

박정연 건축사·그리드에이(Grid-A) 건축사사무소
건축사 박정연은 전북대학교 건축공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실무를 쌓은 후 그리드에이(Grid-A)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 속에서 건축의 역할과 이를 만드는 건축사들이 놓여진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laqui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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