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프리츠커상 수상자 ‘프란시스 케레’척박한 땅에 지어진 환경친화적 건축물 2022.4

2023. 2. 18. 09:02아티클 | Article/건축계소식 | News

2022 Pritzker Prize Winner, Francis Kéré
Eco-friendly building built on barren land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 사진=프리츠커상 홈페이지, 이하 동일

2022년 프리츠커 상(pritzke prize) 수상자로 1965년 생의 부르키나파소 출신 건축사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Diébédo Francis Kéré, 57세)가 선정됐다. 아프리카 출신 건축사가 프리츠커상을 받은 것은 1979년 프리츠커상이 제정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상을 제정한 미국 하얏트 재단은 3월 15일 밤(한국시간) 프리츠커상 홈페이지를 통해 프란시스 케레를 2022년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공식 발표했다. 재단은 케레가 자원이 극도로 부족한 환경에서도 환경친화적인 건축물을 만든 공로를 높이 사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케레는 주변 환경·입주민과 하나가 되는 건물을 만들었다"라면서 “그의 건물은 가식이 없으면서도 우아한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아프리카의 나라 부르키나파소는 아프리카에서도 생활수준이 가장 낮은 나라로 꼽힌다. 문맹률이 75%며 아이들의 절반 정도만 학교에 다닌다.
케레가 태어난 간도(Gando) 마을은 사정이 더 심각했다. 수도 와가두구에서 남동쪽으로 200㎞나 떨어진 곳에 있는 간도 마을은 인구는 3,000명 정도로 수도나 전기 시설이 갖춰 있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주민이 진흙 오두막집에서 살고 있다.
케레는 마을 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간도 마을 최초로 학교에 다녔는데, 간도에는 학교가 없어서 일곱 살 때 가족을 떠나 덴코도고(Tenkodogo)에서 학교를 다닌다. 덴코도고의 학교의 사정도 역시 열악해, 시멘트로 지어진 교실 안은 더웠고 통풍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100명 정도가 함께 모여 감당하기 힘든 무더위 속에서 몇 시간씩 수업을 들으면서 케레는 언젠가 학교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한다. 


부르키나파소의 간도초등학교 © Erik-Jan Owerkerk
부르키나파소의 간도초등학교 © Erik-Jan Owerkerk
부르키나파소의 학교 LycÇe Schorge © Francis Kéré
부르키나파소의 학교 LycÇe Schorge © Francis Kéré
외과 클리닉·건강센터 © Francis Kéré
미국 몬태나주 티펫 라이즈 아트 센터의 쉼터 Xylem © Iwan Baan
미국 몬태나주 티펫 라이즈 아트 센터의 쉼터 Xylem © Iwan Baan
미국 몬태나주 티펫 라이즈 아트 센터의 쉼터 Xylem © Iwan Baan

10대 후반 독일의 직업학교 유학 기회를 잡은 케레는 낮에는 지붕과 가구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밤에는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주경야독 생활로 20대를 보낸다. 그 노력의 결실로 1995년 베를린 공과대학에 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했다. 본격적인 건축사로서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베를린에서 지내던 시절에도 케레의 마음은 조국 부르키나파소의 간도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케레는 학업 중이던 1998년 재단을 설립해 간도 마을 학교 설립 준비를 시작했으며, 마침내 2001년 그 결실을 맺는다. 

간도 초등학교는 콘크리트가 부족한 현지 상황을 감안해 진흙으로 벽돌을 만들었고, 더운 날씨와 조명 부족이라는 불편한 상황에서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자연광을 극대화하고 환기에 유리한 건물을 디자인했다. 설계도는 모래 위에 그렸으며, 고향마을 주민들이 건축을 도왔다.
2004년 건축학석사 학위를 받고, 베니스 비엔날레 등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뒤에도 고향 아프리카를 위한 건축은 계속됐다. 
부르키나파소를 포함해 베냉과 말리, 토고, 케냐, 우간다 등지에서 제한된 자원을 사용하면서도 서아프리카의 전통미를 살린 학교와 의료기관 등을 지었다.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나무나 벽돌, 진흙 등 소재를 갖고 만든 케레의 작품은 아이들을 위한 학교와 환자를 위한 병원, 성인을 위한 직업훈련원 등 아프리카 지역의 기본 사회 인프라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부르키나파소 국회의사당 조감도 © Kéré Architecture
런던 서펜타인 파빌리온_Sarbalé Ke © Iwan Baan
런던 서펜타인 파빌리온_Sarbalé Ke © Iwan Baan



케레의 작업은 아프리카 국가의 학교 건물 외에도 유럽의 덴마크,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그리고 미국까지 확장됐다. 
케레는 수상 소감을 통해 “나는 유치원에 다니지 못했지만 공동체가 곧 가족인 마을에서 자랐다. 마을 분 모두가 저를 돌봐주었고 마을 전체가 놀이터였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작은 불빛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시던 방을 기억한다”라며 “우리는 서로 가까이 모이고 방 안 목소리는 우리를 감싸며 누구나 느낄 안전한 장소를 만들곤 했다. 이것이 제 첫 번째 건축 감각이다. 지금도 단순미와 확장 가능성을 추구하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가장 적은 재료로 쉽게 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현재 케레가 설계한 부르키나파소 국회의사당(와가두구, 부르키나파소)과 베냉 국회의사당(포르토-노보, 베냉 공화국)이 건축 중이다.

 


서정필 기자

'아티클 | Article > 건축계소식 |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축계소식6월 2022.6  (0) 2023.02.20
건축계소식5월 2022.5  (0) 2023.02.19
건축계소식4월 2022.4  (0) 2023.02.18
건축계소식3월 2022.3  (0) 2023.02.17
건축계소식 2월 2023.2  (0) 2023.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