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_ 건축사들의 목소리 담은 매체로서 저변의 문제 공론화하고, 대중의 건축적 지평 넓히는 역할 할 수 있기를 2023.4

2023. 4. 20. 16:23아티클 | Article/인터뷰 | Interview

As a medium capturing the voices of architects, hopefully it will play a role in publicizing underlying issues and broadening the architectural horizons of the public.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정연 건축사(신임 편집국장), 백창용 건축사, 홍성용 건축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년 취임해 올 3월 중순까지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과 월간 건축사를 이끌어온 홍성용 건축사가 편집국장으로서 임기를 마치고, 지난 3월 15일 박정연 건축사가 신임 편집국장으로 취임했다. 이에 지난 3월 22일 넥서스 플래그십스토어 옥상 라운지에서 전임 편집국장과 신임 편집국장, 회원이 함께하는 좌담회가 열렸다.

 

올 3월 박정연 건축사가 월간 건축사,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을 이끌어갈 새로운 편집국장으로 취임했다. 이에 지난 3월 22일 넥서스 플래그십스토어 옥상 라운지에서 전임 편집국장과 신임 편집국장, 회원이 함께하는 좌담회가 열렸다. 회원 대표로는 백창용 건축사가 참석해 독자로서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이날 회지의 변화를 위해 전임 편집국장이 해왔던 노력과 소회 등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고, 회원 또는 신임 편집국장에게 바라는 점, 협회를 대표하는 회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이를 위한 제안, 신임 편집국장의 포부 등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아카이브 측면에서의 기록,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등 일반인들에게도 건축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홍보 역할과 더불어, 원칙을 기반한 건축사의 시각으로 저변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책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의견이 오갔다.

 

 

박정연 건축사 _ 그리드에이(Grid-A) 건축사사무소



# 홍성용 전 편집국장, 시판 잡지와 동일한 퀄리티 목표로
   사지 판형 키우고 내부 콘텐츠 탄탄히 구성…인상적 변화 불러와
   온라인 연계, 독자 피드백, 다른 구성으로 새로운 도약 시도해야

홍성용_2018년부터 3월 중순까지 편집국장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이 독자의 입장입니다. 2018년 이전과 이후의 차이점을 느끼신 것이 있나요?

백창용_일전과 비교하자면 먼저 콘텐츠 자체가 다양해졌고, 구성 자체가 간결해지고 세련됐다고 해야 할까요? 전에는 더 작품집에 가깝고, 딱딱하고 간결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변화 후 건축사들의 작품을 쭉 보고, 그 뒷부분의 문화나 역사에 대한 콘텐츠도 상당히 기대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또 그렇게 정착되다 보니까 거기에 대한 포메이션이 또 익숙해져서 다른 변화가 시도돼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정연_저는 전과 비교해 판형의 변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에는 작은 핸디형으로 펼쳐서 들고 봐야 했는데, 판형이 커지며 펼쳐놓고 보기 좋은 책이 됐고, 또 하나는 사진 퀄리티가 높아졌어요. 판형 변화와 더불어 기본적으로 사진도 일전과 달리 보기 좋은 수준의 퀄리티를 갖추게 된 것 같습니다. 두께도 조금 더 두꺼워지면 좋겠으나 재정적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아쉽습니다.

홍성용_말씀하신 판형 교체의 의미는 두 가지가 있었어요. 지난 판형도 굉장히 의미 있었습니다. 포켓북으로서 누구나 들고 다니며 볼 수 있는 가벼운 책자를 시도했고, 그 방향도 좋았지만, 저는 기내지를 목표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공공단체에서도 건축사지를 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책의 발행에는 우선 홍보의 의미가 크다 보니 그런 의미로 판형을 변화했었고요. 두 번째로 제가 독자 입장에서 1990년대부터 사지를 봐왔는데, 건축 관련 잡지들 중에서 제일 사보 느낌이 났습니다. 원래 협회지는 그런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외국계 협회지는 잡지 수준의 퀄리티를 갖고 있더라고요. 또 전에 다른 분께서 외국 도서관에 건축사 책이 있대서 반가운 마음에 봤더니 게재된 작품의 수준이 동호회 수준으로 느껴졌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잡지인데, 실제 한국 건축 수준이 이보다 훨씬 높은데 아쉽다고요. 무엇을 보고 말씀하셨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국내 어떤 잡지보다 게재 수준이 높아야겠다. 등록건축사가 2만 명에 육박한 상황에서 수록된 작품은 최우수 작품이어야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실제 초반에는 회원이면 다 게재해 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연락도 받았어요. 그러나 회원의 작품이 선택되어 나오는 거지 불특정 다수의 모든 작품이 나오는 게 아닙니다. 이걸로 제3자가 우리 건축사를 평가하는 거거든요. 사실 건축사는 기본적으로 설계를 하고 작품을 하는 사람이라 작품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런 의도에서 작품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판형을 선택했고, 독자들이 이걸 어떻게 생각할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가장 궁금해 질문드렸습니다. 신임 편집국장님 말씀처럼 협회가 더 지원해 앞으로 볼륨이 더 두꺼워져서 더 많은 작품을 게재했으면 좋겠습니다.
전임 편집국장으로서 아쉬운 점은, 국내 건축사의 작품들을 오프라인으로 상업 출판하는 책을 보면 국내, 해외작가가 5:5, 심지어 국내작품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건축사들의 잡지야말로 온전히 국내 건축사들의 작품을 게재해야 하지 않나, 아무리 온라인 시대라고 해도 프린트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가 있고, 건축사지가 앞으로도 그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 지금 건축 외적인 얘기들도 함께 게재되고 있는데, 그 부분의 독자들 반응이 어떤지 저도 궁금합니다. 과연 읽고 있는지, 생각의 틈을 벌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도움이 되는지, 독자 입장에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백창용_저는 그쪽에 관심이 있어 눈여겨보는 편입니다. 뒤쪽에 법률적인 내용도 나오고 관심사도 많고요. 하지만 거의 안 보는 분들도 많고, 아직까지 그런 부분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독자 피드백 시스템을 어떻게 갖추느냐가 필요하겠죠. 요샌 구글 등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니까요. 기존의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 건축사들 ‘참여’ 확대 중요…신문 ‘시론&발언대’ 등 창구 마련돼 있어
   ① 전·현 편집국장 교류 통한 정보교환·피드백으로 방향 지속성 갖추고,
   ② 단체 간 소통·교류 강화로 다양성 갖춘 콘텐츠 발굴,
   ③ 온라인으로 확장해야

박정연_건축사지나 신문의 비닐포장이 안 뜯어진 채로 쌓여 있는 경우도 종종 봐서 아쉽기도 했는데요. 체계는 잘 만들어져 있고 온라인 업데이트도 꾸준히 하고 있어 SNS 등에 계속 링크해서라도 건축사지와 신문을 많이 보실 수 있게끔 저부터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이 게재된 분들 중에서 누리집을 링크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더 많이 이뤄져 온라인상에서 타고 들어가는 흐름이 생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 시작페이지로 대한건축사신문 누리집을 설정해 놨는데, 그런 분들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신문 누리집 댓글 기능도 활성화됐으면 합니다.

홍성용_전 건축사협회 누리집 Q&A보다 개인 카페가 더 활성화된 부분에도 의문이 들더라고요. 앞으로도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대응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편집국장을 맡으면서 답답했던 부분이 SNS에서의 이야기나 문제제기하며 토로하는 내용을 듣다보면 관련 내용이 이미 다뤄졌던 경우가 있어서 월간 건축사에 법률 변호사님이 썼던 글을 링크해서 댓글처럼 달아주고 했거든요. 이야기는 계속 나오는데 피드백하거나 다시 끌어내거나 서치하는 부분이 약하다 느껴지고요. 지금 누리집 리뉴얼을 했는데 잘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창구가 바뀌면 또 일전 내용이 묻혀버리는 건 아닐까 생각도 들고요.

백창용_지속성의 문제죠. 창구가 바뀌면 콘텐츠가 바뀌고 생각도 바뀌고 하니까요. 저는 이런 자리가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전·현 편집국장끼리의 교류를 통한 피드백이 또 필요한 거고요. 협회의 문제점이라 할까요? 위원회의 전 위원장과 신임 위원장의 교류 체계가 기조에 따라 너무 확확 바뀌는 경우가 있어서 지속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협회는 어떡해야 하나. 참여했던 회원들은 이해하고 있지만, 일반 회원들은 그 집단의 이너서클 안에서만 움직이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도 많이 받게 되고요, 그런 부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홍성용_말씀처럼 제가 제일 고민했던 게 건축사들의 ‘참여’입니다. 시론 원고 같은 경우도 명함 한 번 교환한 분께도 요청하고는 했는데요. 다들 못이기는 척 수락하고, 못 하겠다고 한 분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건축사들이 수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건축사는 일하다 보면 문제의식에 봉착하기에 요청하면 내용은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다만 건축사들 특징이 기술적인 디테일에 업무적으로 예민해서 그런지 완벽한 세팅이 된 상태로 시작하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타이밍을 놓치는 것 같아요. 개인뿐 아니라 협회도 마찬가지고요. 신임 편집국장님께도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먼저 손 내밀고, 그런 부분을 더 확대하기를 요청드립니다. 코로나 때에 교류가 별로 없었는데, 그것도 늘렸으면 좋겠고요.

백창용_독자로서 제안하자면, 각 시도건축사회에서도 열정이 있는 그룹들이 있을 거예요. 제가 속한 서울의 신진건축사위원회(전 청년위원회)도 2년간 워크숍 등을 진행해 왔고, 그 열매를 맺으려 페차쿠차를 계속 진행 중입니다. 토론에서도 한 마디씩 다 하시고요. 작년에는 부산과 광주의 청년위원회 담당이사가 서울특별시건축사회 청년위원회에서 뭘 하고 있는지 콘텐츠를 공유해달라고 제게 연락한 일이 있었습니다. 회장님 재가를 얻어 내용을 공유했는데, 그러면서 교류를 통해 모르던 부분의 정보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각 지역건축사회의 콘텐츠들이 분명 존재할거라 생각합니다. 광역시에서도 다 매체를 발행하고 있으니 편집위원회도 상호 교류를 위한 워크숍을 같이 진행한다든가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충분히 풍부하게 수록될 콘텐츠가 있고, 정보를 얻으면서 홍보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사지에 다양성을 더 녹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근래에 카피라이터나 다른 문화적인 부분에서 예술인들이 같이 피드백해주는 부분에 감동을 받았는데, 우리는 건축의 테두리 안에서만 계속 갇혀있어 다양성을 놓치고 있다 생각하거든요. 


박정연_두 분께서 말씀하신 소통과 교류 측면에서, 사람들이 협회 누리집이 아닌 특정 사이트나 온라인 카페에 가는 이유는 관심 있는 메뉴가 잘 정렬돼있거나, 내용을 검색할 수 있거나, 상대방 글에 댓글로 바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거나 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회 누리집에서도 가능하지만, 익명성을 가지고 얘기하고 싶은 이슈도 있을 거고, 딱딱한 느낌에 협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마련된 공간에서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회원고충게시판에서는 대응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도 여전히 협회 누리집에 그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에서 장을 마련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인터넷 툴이 게시판 외에도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백창용 건축사님께서 신진건축사위원회 미래위원회 등을 통해 특정 지역에 내려가 1박 2일 통안 밤새 토론하고 하신 것들이,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문에도 크게 기사가 나갔었죠. 영상통화나 온라인 회의 같은 툴에 사람들이 많이 익숙해졌고, 실제 오프라인 행사 외에 온라인 중계가 되고, 온라인 세미나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것을 적용해 협회에서도 지속적인 주제로 정기적인 토론회가 계속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만, 협회에서의 역할이 뒤따라야 하겠지요.

백창용_막 편집국장이 되셨으니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교류를 통해 각 건축사회에서 갖고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주시는 역할을 맡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건축사지에서 발굴되고, 오프라인의 연속성으로 온라인에도 연계되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 의무가입 시행으로 커지는 조직… 협회지, 홍보 외에도 아카이브로서 기능 
   월간 건축사&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원칙 갖고 온전한 건축사 시각에서 메시지 전달
   수면 밑 문제 공론화 장치로서의 역할 담당해야

홍성용_제가 전임 편집국장으로서 했던 것들은 처음 임명되며 계획했던 것의 일부밖에 이루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 신임 편집국장님의 목표나 지향하는 바를 하시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건축사지가 한 가지는 잡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오전에 1978년도에 사무소를 개소하신 조성룡 선생님을 만나서 우리나라 건축계가 법적인 원칙을 너무 많이 타협했다는 얘기를 나눴는데요. 건축사 자격 제도를 시작할 때 궤도를 잘못 탔기에 그렇다는, 원칙에 대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안도 다다오가 건축사 자격이 없는 줄 알지만, 클라이언트가 1급 건축사 자격이 있냐고 물은 것을 계기로 건축에 자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최종 학력이 고등학교이기에 바로 1급을 취득하지 못하고 7년 만에 2급을, 이후 3년 만에 1급을 땄거든요. 다른 이들과 비교해 취득 시기도 절대 늦은 게 아니고요. 무언가를 하려면 법적인 기준은 딛고 해야 하는 거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외로 그런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법과 제도에 의해 책임을 지는 사회인데 그것에 대한 기준이 너무 없는 거죠. 이런 얘기를 꺼내면 기득권 쪽의 얘기로 흘러가고요. 하지만 전 그게 맞다고 봅니다. 제가 일전에 공간 전략 디자이너로 매체에서 활동하면서 기자들이 건축가라고 표기하면 초고에서 다 지웠거든요. (당시)건축사 자격이 없다고요. 의무가입을 계기로 회지에서도 그런 부분을 드러내야 하지 않나 합니다. 또 속된 말로 잘 나가는 건축사들의 아방가르드 작품을 협회가 수용해야 한다고 봐요.
제가 편집국장을 하면서 나름대로 만들었던 원칙은, 우리는 법정단체고 법을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영국의 헤더윅은 영어로 표기하면 절대 UK 아키텍트가 아닙니다. 디자이너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건축가라고 써요. 본인도 아키텍트라 하지 않는데 우리가 없는 단어를 만들어 내는 거죠. 국내외 사무소가 협업했다면 우리나라 사무소명이 먼저 들어와야 하고요. 저는 대한민국 건축사등록원이 등록원으로서 회원보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등록을 받는 주체로서 갱신 등만 할 게 아니라 등록하지 않은 사람들이 등록한 것처럼 역할을 할 경우도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법에 대한 개념보다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또 룰이 없는 걸 왜 하냐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있는 것 같은데요. 감성적인 것과 원칙에 대한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제 희망사항은, 저희 매체가 홍보의 기능과 더불어 일반 회원들이 찾아내지 못하는 영역을 찾아내 공론화하는 그런 역할을 함께 담당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장치가 국내에 없거든요.

백창용_그런 장치의 필요성에 공감합니다. 제가 작년 서울특별시건축사회 청년위원회에서 1인건축사사무소 대책 마련을 하게 됐는데, 먼저 1인건축사사무소의 정의부터 접근해 실태를 파악하려 했습니다. 모두 나이가 젊은 사람, 신진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건축사등록원에 요청해 건축사보가 없는 1인건축사사무소를 연령대별로 나눠 보니 50대 중반이 80%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현황을 보니 지역별로 강서 등 서울 가장자리는 45세 미만 1인건축사사무소 비율이 5% 정도로 현저히 낮았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 소수가 나서서 직접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줄 게 아니라 오히려 보호해야 할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조사 결과를 프리젠테이션 하면서도 그런 화두를 던졌죠. 신진건축사에 대한 대책이나 대안을 마련하자는 게 아니고, 장소를 제공하고 그들끼리, 또 선배건축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야 하는 거예요. 이제 의무가입이 시행되면서 조직이 늘어나고, 더 여러 문제가 드러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건축사 전문 매체, 즉 신문이나 건축사지가 튼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상과 연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고요. 그러면 그런 장치의 역할을 해낼 수 있겠죠. 올해 서울시건축사회 신진건축사위원회에서도 페차쿠차를 진행하며 동영상을 촬영할 거예요. 변화는 누구 한 명의 움직임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편집위원이나 편집팀을 통해 무언가를 발굴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하고, 충분히 그걸 확보할 수 있는 인원들이 필요하겠죠. 두루뭉술하게 지탄하는 게 아니고 실질적 실행에 인원이 얼마나 필요하고, 인프라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등의 통계치 등을 갖춘 실행 계획을 마련해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이슈를 던져주고, 그 과정에서 여러 교류도 필요하겠죠. 앞서 말씀드렸듯 도움이 될 수 있는 위원회들이 있는지도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정연_방금 말씀하신, 시간과 주제를 정해놓고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페차쿠차도 굉장히 좋은 교류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영상 쪽은 출판미디어 영역에서 많이 나아간 범위일 수 있지만, 점점 더 온라인에 대한 수요 양상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고요. 만약 가능하다면 건축사지에 게재된 작품으로 페차쿠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백창용 건축사 _ 해담은풍경 건축사사무소


백창용_현재 온라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저희는 아카이브 측면에서 회지를 유지해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나중에는 홀로그램이나 QR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QR을 애용하는 편이거든요. 사용해서 보다보면 건축사지로 돌아가고, 또 누리집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영역도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홍성용_건축사지에 일부 특정 작품을 내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있는데, 전 전체를 알리는 것보다 개인을 알리는 것이 빠르고,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김연아가 피겨 스타가 되어 피겨 선수들이 늘어난 것처럼요. 협회 차원에서 30~40대 스타 건축사 만들기를 시도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중적인 스타가 되면 대통령 후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될 정도로 홍보 효과도 뛰어납니다. 다른 의견도 있겠지만요. 저는 월간 건축사에서 그런 스타플레이어를 키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매년 11월호에 원로 건축사의 작품을 많이 소개하는 특집을 기획했었는데, 두어 번 후 사람들의 저항이 심해서 지속되지 못했거든요.
이제 독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편집국장님께 요청드리자면, 우리 월간 건축사와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은 온전한 건축사의 시각에서, 원칙을 갖고 얘기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협회라는 단체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그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건축사들이 이해해주는 부분이 있지 않나 합니다. 또 하다 보니 순간의 마찰이 있을지라도, 원칙을 지키면 대부분 따라오더라고요.

백창용_저도 독자의 입장에서 두 분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먼저 홍성용 전임 편집국장님. 제도 등 불리하거나 불합리한 부분을 기사화 했을 때 항의 또는 압박을 받은 적이 있나요?

홍성용_초반에는 신문 기사나 논조에 대해 연락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만, 이후엔 딱히 큰 항의는 없었습니다.

백창용_그렇다면 신임 편집국장님께서는 그런 일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인가요?

박정연_아직 경험해 보지 않아서 정확히 답할 순 없지만, 홍성용 건축사님 말씀처럼 건축사의 입장에서 원칙을 지켜서 했는데도 반발이 있다면 편집국에서 같이 만들어내는 입장에서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원칙을 지키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의견 차이가 있다면 반성하고 원칙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하고요.

백창용_하나의 힘으로는 힘들더라도, 내용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기고자 풀을 만들어서 논리적으로 내용을 펼칠 수 있도록 운용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홍성용_앞서 말씀드렸던 대로, 현재 신문에서 진행되는 발언대 코너에 건축사들의 여러 시각과 발언을 담는 게 중요합니다. 만약 내용에 대한 반박이 있다고 하면, 다툴 것이 아니라 반대 의견을 글로 써달라고 하면 되고요. 다른 의견에 일일이 대응하지 말고 중심만 잘 잡으면 됩니다. 편집실은 중계를 하는 거고 만약 판단해야 할 일이 있다면 철저하게 법의 기준, 기본적으로 건축사의 역할과 업역에 대한 권리와 권한에 대한 입장에서 언급해야 합니다. 지금은 의무가입이 시행되면서 허들이 하나 사라진 셈이니 이제 조금 더 소신껏 건축사보, 지역건축사 카르텔 등의 여러 문제를 들춰내도 된다고 봅니다. 

 

 

홍성용 건축사 _ 건축사사무소 NCS lab


# 건축사지, 온라인 연계로 대중적으로 알려지길 희망
   작품 게재 기회 공정 배분, 좋은 작품 게재 위해 노력할 것
   정책에 가까워지도록 노력…여러 쓴소리들 남겨져야
  
박정연_저는 평소 건축사지에서, 다른 사무소보다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대형 건축사사무소보다 소규모 건축사사무소의 작품이 주로 실리는 것을 보면서 작은 규모의 사무소와 업무 등을 배려한 구성인지가 궁금했습니다. 

홍성용_저희가 협회이기에 1인이나 소규모 사무소가 많아 배려하는 측면도 있고, 대형, 컴퍼니의 작품은 무기명 작품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익명성은 워크(work)가 아니라 프러덕트(products)에 가깝다고 봐요. work라고 하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들의 철학적 기준과 흐름, 어떤 미학적 기준으로 정의되는지 같은 것이요. 

박정연_저는 홍성용 건축사님께서 편집국장이 되시고, 굉장히 명확하게 ‘어떤 기준으로 게재하겠다’고 처음 신문에 게재하신 글을 보고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역할을 맡으셨을 때 기준을 딱 세우고 그 기준에 따르셨던 것 같아서, 엄청난 생각을 갖고 편집국장을 시작하셨구나 싶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또한 작품 게재 기회를 공정히 배분하고, 좋은 작품이 게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홍성용_그런 기준을 정리해서 처음에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후의 설명 과정을 줄일 수 있거든요. 임기를 끝내고 나니 또 하나, 우리가 노력한 만큼 건축사 사회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내용을 스스로 확대·재생산하기에도 민망한 면이 있었고요. 이젠 독자의 입장에서 최대한으로 돕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정연 건축사님의 신임 편집국장으로서의 포부를 여쭙고 싶습니다.

박정연_세상을 더 보고 겪으신 만큼 안목이 더 높으시니, 많이 도와주시면 더욱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저도 3월 하반기호 신문에 향후 회지 편집 계획을 게재했으나, 홍성용 건축사님처럼 구체적인 게재 기준을 다룬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 온라인에서 특강을 하시거나 매체에 건축 관련 이야기로 조금이라도 노출되시는 분들이 건축계의 백종원 같은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거든요. 패션, 음식 분야에서는 TV에 나와서 관련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건축계의 유명인사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주제넘을 수도 있지만 건축사지와 신문이 좀 더 많은 분에게 읽히고, 게재된 분이 기사를 SNS나 누리집 등 온라인에 퍼나르고, 그 지인들이나 시민들이 많이 보고 대중적으로 알려지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있습니다. 제 블로그 이웃이 2만 명이 넘는데, 건축에 대한 소개를 올리면 일부더라도 일반 대중들도 와서 보게 되는 거거든요. 미약하게나마 건축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지평을 넓히는 불쏘시개가 되면 좋겠다 생각하고, 건축사지를 통해 그런 역할을 좀 더 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편집국장의 입장으로서가 아닌 개인적 바람이라면… 입는 것과 먹는 것에 대한 것과 전통, 미술의 회화나 조각 작품들도 학교에서 배우는데 건축은 초·중·고 교과서에 과연 얼마나 나올까 궁금해서 기회가 된다면 그런 것도 찾아보고 싶고, 건축이 교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시민 전체 저변에 우리나라에 건축사 누구누구가 있다, 하는 것을 열 명 쯤은 떠올릴 수 있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일반 고등학생이 외국의 친구에게 우리나라에 이러이러한 멋진 건축작품이 있으니 보라고 해줄 수 있도록요. 너무 원대한 꿈이지만요.

백창용_저는 말씀하신 그런 게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학생인 제 큰 딸 미술시간에 설계를 하는 수업이 있는데, 상당히 창의적인 계획을 갖고 있더라고요. 아까 원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원칙대로 하려면 그냥 교과서만 살펴볼 게 아니라 더 깊숙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교육청하고 MOU 협상을 해야 하는 거죠. 협회가 해야 할 일은 그런 저변 확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논리가 뒤따라야 하기에 두드려서 열어봐야 하고, 이런 것들이 이슈화되려면 구체적인 기획안을 만들어 위원회나 TF를 제안하는 등 몇 년이 걸리더라도 꾸준한 시도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그린스마트학교를 마무리하는 중인데, 전 교육계 안에서 검토하는 자와 시행하는 자의 갭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제안공모 후 실시를 하면서 디자인이 바뀌었는데, 그 피드백을 해달라더라고요. 그 집단에도 분명 잘 하고 있는 연구자들이 있다는 건데요. 명암이 분명 존재하는 게, 실행을 하는 실무자들, 주무관들과 갭이 있는 거예요. 여기는 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대한 확고한 포맷이 정해져있고, 옛날 방식으로 일을 계속하고 있고요. 우리도 똑같아요. 진화과정 속에는 지금 당장 이슈화시키기는 힘들지만 다룰 수 있는 여러 가지 결들이 있을 것 같아요. 심사에 대한 문제, 또 이걸 실행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봤던 사람들이 어떤 걸 느꼈는지 같은 부분이요. 또 교육청 인터뷰가 될지 모르겠으나, 그런 것도요. 민감한 부분들을 건드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지만요. 그래도 우리가 정책에 좀 가깝게 갈 수 있는 이런 부분들을 시도해야 하지 않나 합니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퍼실리테이터(학교공간혁신 촉진자)도 있고 한데 몇몇 분들만 활동하고 있고… 우리 협회에서도 정식으로 인가를 받고 그런 교육 부분들을 양성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건축사지와 신문에 그런 여러 쓴소리가 남겨지면 좋겠습니다.

 

월간 건축사·대한건축사신문이 지나온 길,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좌담회 참석 박정연 건축사, 백창용 건축사, 홍성용 건축사
글 육혜민 기자 · 사진 안상진 기자